만드는 자료도 시간에 따라서 변한다.

PPT 만드는 것이 하루 일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내가 원하는 자료와 멤버들이 만들어서 보여주는 자료는 언제부터인가 어긋나 있었다.

멤버들이 만드는 자료가 맘에 안들어서 내가 다시 손을 보고, 

그것을 업체들과 멤버들에게 공유하는 그런 과정을 계속 겪어 왔다.

일본에가서 PT를 한적이 있다.

나름 프라이드를 가진 기술을 PT에서 한껏 자랑했는데 반응이 영 뜨뜨미지근 했다.

그러다가 중간에 삽입한 동영상에서 모두 “와~”하는 반응이 나왔다.

일본 업체 대표는

“자료 누가 만들었냐.. 이런자료 설명 하느라 (듣느라) 힘들었을 텐데 그냥 동영상만 보여주면 되는거였다”

하면서 기술과 우리의 무지 (?) 에 감탄 하였다.

올해 들어서는 하나씩 다시 멤버들과 맞추어 보기로 결심했다.

아쉽고 답답해서 내가 하면 금방이니 내가 하고 말지 하는 스탠스에서

가능하면 열심히 설명해서 만들어 보는 것으로 했다.

그런데 이야기하면 할 수록 너무 답답하다.

직원들 머리속에서는 단순한 논리도 단순한 구조도 안만들어지는데,

거기다가 뭘 만들어돌라고 하는 것인지 직원들도 나도 힘들다.

결국 알아낸 것은

  • 내가 생각하는 기준과 직원들이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다

이다.

글로 꽉 채운 슬라이드

예를 들어서 한 장의 슬라이드에 엄청나게 많은 글을 적는 직원이 있다.  심지어 그림도 글로 만들 정도로 글을 꽉꽉 채운 문서를 가지고 왔다. 나는 글이 너무 많다는 피드백을 주었지만, 글이 없다는 답변만 했는데 한참 이야기하니, 그림에 들어간 글은 글로 인식하지 않고 그림으로 인식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림에 있는 글도 글로 이야기하는 차이점이 있었다. 그러니 글로 꽉 채운 그림을 가지고 슬라이드를 채우면 나는 글로 꽉 채운 슬라이드이고, 직원은 글이 제목밖에 없는 슬라이드여서 서로 안 맞았다.

그리고, 그렇게 까지 글을 사랑(?)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한 두줄로는 이해를 못할 것 같아서 설명을 넣다 보니 글이 많아진다고 하였다.  그림도 그냥 보면 이해 못할 것 같아 그림에도 설명하는 글을 넣다보니 글로 채워지는 결과가 나왔다.

한줄로 설명 가능한 문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 능력이다. 듣는 사람은 두줄 되면 그 순간 이해를 포기한다.

그러니, 한줄로 이해를 할 수 있는 글과 그 글을 설명할 글이 없는 그림을 만들어 보라고 했다.

  • 그동안 만들던 스타일과 틀려요

그랬더니 그동안 만들던 스타일과 많이 틀리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바뀐 정책(?) 스탠스를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예전에는 듣는 사람의 지위와 관심사 보다는 우리가 하고 싶은 내용을 위주로 했다.

물론 그것이 아니고 우리도 상대방이 듣는 이야길 한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그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포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말이 아니었다.

청자가 듣고 싶은 말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 필요한 내용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야 했다.

직원들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가지고 PT를 만들어왔다.

그래서 첫 질문과 요청 사항을 바꾸어봤다.

  • 상대방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
  • 그걸 한줄로 만들어 보자
  • 그리고 그걸 페이지 당 한줄로 3장에 나누어보자

직원들과 다시 맞추어지는 기분이다. (나만의 착각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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